프로그램 노트
인도 영화의 새로움을 이야기할 때 늘 언급되는 아누락 카시압은 누아르, 갱스터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선보이며 볼리우드 스타일의 상업영화로 정체되어 있던 인도 영화계에 충격을 던지며 국제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는 몇 안되는 인도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다. 뛰어난 시나리오작가이자 감독인 그가 이번에는 본격 네오 느와르 장르로 돌아왔다. 영화는 부패와 부정이 만연한 비열한 도시 뭄바이를 배경으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전직 경찰이자 킬러 우다이 세티의 기구한 사연을 들려준다. 작전 수행 중 유명 여배우의 동생을 죽인 우다이는 그 사건의 여파로 소중한 아들을 잃게 되면서 가족에게 버림받는다. 서류상으로 죽은 존재가 되어 공권력의 비밀요원으로 살인과 뒤처리를 하며 아들의 복수만을 꿈꾸던 우다이에게 마침내 복수와 구원의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온다. 비정한 전직 경찰의 서사를 감각적이면서 화려하고 우아한 장식미로 담아낸 영화는 올해 2023 칸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다. (김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