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요나는 고래 뱃속에 삼켜진다. 이 얼마나 극적 상황인가. 하지만 그는 결코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고래 뱃속에서 유유히 자신의 생활을 지속해간다. 바다낚시를 즐기기도 하고 직접 고래의 몸통에 구멍을 뚫어 자신의 터전을 개척하기도 한다. 대단히 생활력이 강한 남자인 셈이다. 고래는 처음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뱃속의 남자가 불을 피우고 낚시를 즐기기 시작하자 점차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 요나는 점차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도 천하태평이다. 고래는 이제 거의 침몰하기 일보직전이다. 이 남자가 이렇듯 태평스러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요나와 고래>를 보노라면 어딘가 친숙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책에서 읽은 듯한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물론, 답은 간단하다. 이 단편 애니메이션은 <피노키오>의 절묘한 패로디인 셈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요나>에선 아무도 이 불쌍한 고래밥을 구하러 와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단지 혼자서 자신만의 생활을 개척할 따름이다. 그것도 대단히 다부지게. 게다가 자신이 얹혀살던 고래가 수명이 다해 바다 밑으로 가라앉자 요나는 다른 고래를 발견한다. 물론 그는 다른 고래의 몸속으로 거처를 옮길 준비를 한다. 이 단편은 일일이 색을 입힌 그림체가 특징적이다. 마치 캐리커쳐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처럼 거칠고 투박한 편이다. 20년이 넘도록 애니메이션 연출을 해온 감독의 태평스런 유머감각이 압권이다. (김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