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영화제

스트레인지 오마쥬

세비지 그레이스Savage Grace

톰 칼린

Spain / France / USA2007 95min 35mm Color Korean Premiere

시놉시스

뉴 퀴어 시네마의 기수 톰 칼린이 <졸도> 이후 15년 만에 발표한 <세비지 그레이스>는 20세기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던 베이크랜드 가문의 비극에 대한 영화다. 베이크랜드 가문은 20세기 초 지금의 플라스틱에 가까운 발명품을 만들어 일약 거부가 된 집안. 빼어난 미모와 세련된 매너의 바바라 베이크랜드는 조용한 남편 브룩스, 그리고 소심한 아들 토니와 함께 최고 상류층의 혜택을 누리지만 셋 사이의 차이와 미묘한 갈등은 마치 폭파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시한폭탄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여기에 토니에 대한 바바라의 지나친 집착은 이들을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졸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톰 칼린은 분명 살인이라는 주제에 매혹된 듯 보인다. 그러나 는 범죄의 내러티브가 갖는 서스펜스나 스릴 같은 이야기적 쾌감에는 관심이 없다. 칼린에게 있어 살인은 범죄적 행위 자체라기보다는 그러한 행위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의미망의 다양함이라는 맥락에서 매혹적이다. 때때로 살인에 대한 칼린의 시각은 예민한 문학적 감수성이나 지적인 우아함 같은 궁극의 미학을 보여주는 덕에 극단적 찬사와 혐오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칼린이 천착하는 규범에 대한 저항과 그에 대한 미학적 탐색이 정치적 비관주의와 미지근한 협상이 대세인 지금의 영화풍경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연기이력을 아우르는 줄리안 무어의 열연은 말 그래도 발군의 경지를 보여준다. (박진형)

감독

톰 칼린

Tom KALIN

단편 실험영화에서부터 장편영화에까지 다양한 작품 활동들을 해왔고 베를린영화제의 칼리가리상과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는 등의 영예를 얻었다. 현재 콜롬비아 예술학교 영화학부의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